서출지(書出池)
요즘 한창 배롱나무에 배롱꽃이 이쁘다.
서출지 주변의 백일홍도 이쁘다.
올해 주변 잡풀들을 싹 다 단장했다.
서출지는 말그대로 글자(서간)이 나온 못이란 말이다.
신라때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소지 마립간이 어느날 천정정에 행차를 했다.
이때 쥐와 까마귀가 울었는데, 쥐가 임금에게 말을 했다.
까마귀를 따라 가보세요
임금은 기사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도록 하였다. 피촌에 이르렀는데 마침 그 곳에서 돼지가 싸움을 하고 있었다. 기사는 이 싸움 구경을 하느라고 까마귀를 놓치게 되었다.
임금이 명령을 어겼기 때문에 돌아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배회하였다.
마침 연못에서 노인이 나타나 편지를 주었다.
편지의 겉봉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開見二人死 不開一人死
열어보면 두사람이 죽고, 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
기사는 이 편지를 임금에게 가져다 드렸다. 왕은 이를 보고
두 사람이 죽는 것 보다 차라리 열어보지 않고 한 사람이 죽는 것이 좋겠다
옆에 있던 일관(점치는 사람)이 임금에게 아뢰었다.
두사람은 일반 백성이고 한 사람은 임금을 뜻하니 열어보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소지왕은 이 말을 듣고 그렇다고 여겨 편지를 열었다.
射琴匣(사금갑)
거문고 갑을 쏴라
소지왕은 즉시 돌아가 거문고 갑을 쏘았다.
거문고 갑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궁궐에 있던 중이 왕비와 사통했던 것이다. 임금이 급하게 돌아오자 거문고 갑에 숨었던 것이다.
물론 둘은 사형을 당했다.
<서출지에 대한 안내판이다>
이 일이 있은 후, 도움을 준 돼지, 쥐, 까마귀에 해당하는 날인 정월 첫 해일(亥日), 첫 자일(子日), 첫 오일(午日)이 되면 모든 일을 조심하고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다.
정월 보름을 오기일(烏忌日, 까마귀의 제삿날)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 지냈는데 지금까지도 행해지고 있다.
바로 정월대보름 풍속의 시작인 것이다. 지금도 경주에서는 까마귀에게 찰밥을 주는 풍속이 남아있다.
속어로는 달도(怛忉)라고 하는데, 슬퍼하고 근심스러워서 모든 일을 금하고 꺼린다는 뜻이다. 노인이 나와 편지를 준 연못을 서출지(書出池)라고 하였다.
정자 이름은 이요당(二樂堂)이다.
樂자를 락이라 읽지 않고 요라 읽는다. 요라고 읽을땐 좋아하다란 뜻이 있다.
이요, 즉 두가지 좋은 일은
樂山樂水에서 따왔다.
조선 중기때 임씨들이 이 마을에 들어와 살았다. 지금도 이 마을에 임씨들이 많이 산다.
내친구도 이 동네 출신이고 성이 임가다^^
배롱꽃은 백일홍이라 하지^^
백일동안 붉다 하여 백일홍
경주의 여름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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